Field Note

지난 번, 오사카(5). 오사카성 편에 이어서.

이제 드디어, 마지막이다. ㅠㅠ

오사카성에서 나와서 오사카비즈니스파크역에 온 게 12시. 비행기 뜨는 시각이 16시 50분이고, 40분전까지 오라고 했으니까 여유 시간은 채 4시간도 남지 않았다.


그래서 좀 빠듯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그거보고 쿠시카츠 먹으러 갔다오는데 뭐 그렇게 오래 걸리겠나, 라는 안일한 생각과 함께 나머지 일정을 모두 다 소화하기로 하고..

이동한 곳은 우메다스카이빌딩.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건데, 정말 사진 하나 찍을 여유도 없이 막 다녔구나.. 중간에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네.. -_-



1. 우메다스카이빌딩



오죽하면 이런 사진이나 남아있겠나 싶은데... 우메다스카이빌딩의 밑에서 찍은 사진이다. 

쌍둥이빌딩이 위에서 연결되어 있는 형태의 건물이고, 그 위에 연결된 부분이 공중정원, 즉 전망대이다.


우메다역에서 좀 떨어져있다는 건 이미 얻은 정보에서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찾아가는 건 정말 뭣 같이 힘들고 복잡했다. 우메다스카이빌딩이 서쪽에 있으니까 요츠바시센 니시우메다역(니시가 서쪽)을 이용했더니, 이건 뭐 나와보니까 JR오사카역이고 나는 반대로 넘어가야하는데, 넘어가는 길은 보이지 않고.. 어쩌다 넘어갔더니 이번엔 도로로 나가는 출구가 안 보이고. 지하도 넘어가면 된다길래 대충 가면 지하도 있겠거니 했더니, 알고 보니 진작에 횡단보도에서 건넜어야 했길래 다시 되돌아가고..


그렇게 우메다스카이빌딩에 도착했는데(1시 조금 넘어서) 이번엔 공중정원전망대 올라가는 입구가 안 보인다. 빌딩 도착했다고 그냥 입구로 들어갔더니, 이건 완전 업무용 출입구라 전망대 가는 길은 없고.. 아오!

포기할까 하고, 건물을 돌아서 가고 있는데 그 때서야 공중정원의 입구가 보였다.. 뭐 이런 게 다 있지. 길 안내가 참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매표소는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위에 있다. 그렇게 높이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탄 게 굉장히 오랜만인데, 혼자 타니까 무섭더라......... 내려올 때는 멀쩡했지만. 뭔가 안정된 느낌이 아니라 밑이 텅 빈 느낌? 고층에 있으면 뭔가 그런 느낌이 있다. 나만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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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이시키리에서 본 오사카 야경편이나 오사카성편을 올릴 때도 적었던대로, 한국과는 다른 일본 도시의 특징으로 건물의 높이들이 낮은 걸 지적했는데, 우메다스카이빌딩에서 바라 본 풍경도 마찬가지이다.

고층건물들은 대부분 우메다, 신사이바시, 남바 근처에 몰려있을 뿐이고, 그나마 업무용 빌딩은 우메다와 오사카비즈니스파크 정도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다. 일본에 도시철도가 발달해있고 급행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이유를 이러한 도시 형태에서 찾을 수도 있을텐데, 인구가 많아도 고층건물이 적은 대신에 도시 면적이 넓기 때문에 철도의 영업운행거리가 길어진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보아도 될 듯 하다.


이 사진 가지고, 전차로D에서 타쿠미가 2선로드리프트를 했던 곳이라고 드립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한큐전철은 저 다리 위를 지나는 전철이다. 오버트러스트 바로 왼쪽이 나카츠역. 나카츠와 우메다 사이의 오른쪽 코너에서 타쿠미가 2선로드리프트를 수행했다.


방금 이 말이 뭔 소리냐면... 아래를 참고. 배경이 한큐 타카라즈카센.

내가 왜 갑자기 덕심을 발휘하는거지.




2. 쿠시카츠


지난 5일간 나를 인도해 준 신짱이 추천해 준 여러 리스트들 중에서 많은 곳을 못 갔지만, 가기 전에 이거는 먹고 가라며 한참 심각한 그 상황에서도 강조한 그 음식!! 아니고 간식.


신세카이에 가서 쿠시카츠 먹으라고만 하고 어디라고는 안 알려줘서, 우메다에서 에비스쵸까지 가는 사이에 열심히 검색해서, 다루마라는 곳을 알아내었다. 신세카이라는 역은 없어서 또 찾아보니 거긴 에비스쵸역 근처라는 것까지도 알아냈고. 우메다에서 남쪽으로 내려갈 때가 2시 조금 넘었을 때였으니까, 시간 여유는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이르긴 한가, 문 닫은 가게들이 많았다. 저 앞에 보이는 요상한 철탑이 츠텐카쿠(통천각). 


에비스쵸역에서 내려서 한참 걸어서, 신세카이에 도착해서 츠텐카쿠를 딱 보고 눈을 돌리자 다루마가 바로 보였다. 다행히도. 츠텐카쿠가 요상하다는 느낌은 받았는데, 정말 딱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바로 다루마로 입장...


하려는데 앞에서 아저씨 둘 들어가더라... 사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이거 완전 이자카야 같은데?! 포장마차에서 파는 간식 같은 그런 간지가 아니었어!! 맥주에 안주로 쿠시카츠를 먹더라?!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멍 때릴 뻔했으나, 대기가 좀 길었다. ㅠㅠ 14시 20분 쯤 되서야 자리를 안내해줬던 것 같은데. 맥주 하나 시키고, 일본어로 쓰여있는 저 음식들이 대체 뭔 말인지 모르므로 아무거나 시켰다. 총 5개. 그 중 쿠시카츠는 들어본 거니까 특별히 2개. 

그런데.. 맥주 500cc 먹기에 저 튀김 5개는 적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4개 더 시켜먹고 나오려니까 3시에 근접...



3. 출국까지


이제부터는 비상이다 ㅋㅋㅋㅋㅋ 공항까지 한 시간은 걸릴텐데 ㅋㅋㅋ 아무리 난카이선 특급을 타더라도 ㅋㅋㅋ 이걸 어쩌나 ㅋㅋㅋㅋㅋ 


사실 이전부터 마음이 급하긴 했지만, 이제부턴 비상이다 ㅋㅋㅋ

바로 남바로 가서 캐리어 찾아서 매표소로 갔지만, 열차는 방금 떠났다.. 아.. 15시 정각/30분에 열차가 있고, 이 열차가 30분 간격이었을 줄이야.. 

그래도 어쩔 수 없지만 일단 특급 티켓을 사고 좀 기다리고, 특급 타고 멍- 때리면서 이동했다. ㅋㅋㅋㅋㅋ


난카이 특급이 40분 걸린다는 걸 사실 이 때 정확히 알았는데. 15시 30분에 출발한 열차가 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16시 10분이었다. 열차 출입문 열리는 순간 나의 선택은.. '일단 뛰어'. 캐리어 끌고 뛰고, '국제선이 어디야'라며 두리번거리다가 엘리베이터 타고 내리는 순간


공항 전체에 일본인이 말하는 한국어 발음으로, 내 이름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아. 그래도 집에 갈 수는 있겠구나.


그 다음에는 폭풍 수속, 보안 검색... 출국터미널에 있는 트램에서 겨우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의외로 꼴찌는 아니었더라고......




그러고 한국 갔더니 비 오더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