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

드디어..(?!) 16일. 마지막 날이다.

비행기는 16:50분에나 있으니까, 그 동안 돌지 않았던 오사카 구경 좀 하고 가려고 계획해두었다.


이게 지하철 미도스지센 신사이바시였던가... 남바였던가...

아무튼 제일 먼저 한 일은 여행엔 귀찮은 짐짝인 캐리어를 어디에 박아두는 것. 이따가 난카이공항선 타고 칸사이공항 갈거니까, 짐은 난카이남바역에 넣어두기로 한다. 


칸사이스루패스는 이미 다 썼기 때문에 이 날 사용할 패스를 구하는 것도 문제였는데, 다행히 오사카 시영 지하철/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가 존재한다. 신사이바시역의 역무실에서 패스를 달라고 하니, 역무원이 직접 나와서 자판기에서 대신 발매해준다. 다음에 내가 할 수 있게 좀 천천히 하지, 읽을 새도 없이 후다닥 발매해주더라. 아무튼 받아낸 카드는 '엔조이에코카드', 800엔에 하루종일 지하철/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난카이남바역에 사물함 위치는 파악해두었으니 괜찮았지만, 사물함에 넣어야 할 돈이 무려 400엔일 줄은 몰랐지.. 단가 너무 쎄다.. ㅠㅠ


암튼 짐 집어넣고, 남바역 근처에서 규동 하나 (이젠 이것도 많네.. 내가 먹는 양이 줄었나) 먹고, 다시 오사카성으로 출발.


오사카성으로 갈 때는 다시 미도스지센으로 혼마치까지 이동한 후, 주오센을 타고 모리노미야까지 가려고 했는데...... 옆에 앉은 신승훈팬이라는 아주머니께서 타니마치욘초메에서 내리라고 해서, 그 곳에서 이동. 어설픈 한국어로 말 걸어주시는 걸 들어보니, 아.. 내 일본어가 저 수준만도 못하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ㅋㅋㅋ


타니마치욘초메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오사카역사박물관. 그 아래에 일본 전통식 건물의 무언가가 있지만, 지붕 모양에서 느껴지듯이 되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들게만 하고, 들어갈 수도 없게 되어있다.

(중) NHK오사카홀, (우) 오사카부경찰본부가 차례로 나타나고 있고, 토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현대 도시의 느낌이 잘 나타나는 오사카의 행정 중심지 느낌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 있는 궁궐들이 그렇듯이, 오사카성도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문화재가 보여주는 특이한 풍경이 있다.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질감 같은 게 거의 없다. 일본어로 가득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오사카성의 입구. 쿄토의 니조성이 그랬듯, 해자를 잘 갖추고 있는 일본 성의 특징을 그대로 잘 보여주고 있다. 입구는 바로 일직선으로 들어가지 않고, 한 번 꺾어서 들어가도록 되어 있는데, 적의 침투를 어렵게 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 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건, 니시노마루 정원. (저 여자들은 모르는 여자들이다. 새삼 느낀 거지만, 이쁜 여자는 관광지에 다 있고, 그 이쁜 여자들은 한국인이다.) 

입장료가 무려 200엔인데, 들어가보면 휑하다...... 아...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닌데 왜 왔을까 싶다... 오른쪽 사진의 저 건물이 니시노마루에 있는 건물의 전부. 날씨도 안 따뜻한데, 참 휑했다... 괜히 저 여자들 따라 들어갔어 (뭐래) 역시.. 이런 데 들어오는 건 관광객 뿐이었구나, 라는 걸 실감했다.


그나마.. 이런 사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위안이 되었다.

특히 텐슈카쿠(천수각)의 경우에는 방해받지 않고, 저렇게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근데 나 왜 지금까지 세 개 씩 올리고 있었지?)


텐슈카쿠로 가는 길에, 여기도 토리이가 서 있는 걸 확인. 니시노마루 정원에서 가는 길에 저걸 통과해야 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리고 특이하게 여기 해자는 물이 말라버렸다.. 안 채운 걸 수도 있고. 


(좌) 누렇게 변한 돌이 원래 있던 돌일 것 같고, 좀 하얀 것이 새로 보수한 것으로 보인다. 누렇게 된 부분을 참고하면, 화강암이 사용된 것 같은데, 아마 오사카 인근에서 가져온 게 아닐까 싶긴 하다. 저걸 뭐 바다 건너서 갖고 오진 않았을 것 같고. 

금이 많이 있는 것의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원래 그런 거라면 지각변동이 많은 일본 지질을 반영한거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두 차례 소실되는 과정에서 생겼다고 볼 수도 있고. 그냥 봐서는 정확히 원인을 알 수 없으니까 이런저런 추정이 가능할 듯 하다.

(우) 구 오사카시립박물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듯 하다. 아마 여기서 옮긴 게 오사카역사박물관인 듯.


텐슈카쿠(천수각). 들어가는 입구가 넓지 않은데, 침입 방지 목적일 수도 있고, 어차피 들어갈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렇겠다는 추정도 하고 있다. 

어차피 최근에 다시 만든거니까, 내부 수리를 해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일리는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내부 구조는 살릴 수 있는데까지는 살리려고 노력한 것 같다. 지금 사용하는 목적에 비해서 건물 구조가 좀 불편하게 느껴지는 구조니까. 중간에 기둥이 너무 많아. 

내부는 전체 8층까지 되어 있고, 엘리베이터는 5층까지만 운행하는데, 올라가는 것만 된다. 다리 아파 죽겠는데, 내려갈 때는 계단이야... 아, 왜.. -_- 그나마 내부 계단도 되게 좁다. 되게. 되게. 중앙계단에 사람도 많은데 올라가는 줄 하나, 내려가는 줄 하나면 끝. 3-4층은 유물이 전시되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쨌거나 전망대를 빼면 촬영이 불가능하다. 

오사카성에서 출토된 유물과 오사카성의 변천,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한자를 가지고 조금 추정할 뿐, 사실 나머지는 일본어가 짧아서 잘 모르겠다. 일본 역사에 대해서 잘 안다면 일본어가 좀 짧아도 이해하기가 좋겠지만, 그러지 않으니까 대충 보고 패스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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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의 전망대에 올라가면, 바람이 좀 세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사카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한국의 도시와는 전혀 다른 점은 높은 건물은 도시 내 중심지에서만 있다는 것이고, 조금만 멀어져도 건물의 높이는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점이다. 오사카 정도만 되더라도 고층의 맨션이 적고, 아파트는 존재하지 않고 저층의 가옥들이 주를 이루게 되고 있어서 서울에서 본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래도 이 오사카성 근처는 맨션의 비중이 제일 높은 편인데, 직장인과 학생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이 이유이다.


내려올 때는 타니마치욘초메역 방향이 아니라, 오사카비즈니스파크 쪽으로 내려왔다. 같은 데로 오면 지겨우니까..가 이유였지만, 우메다로 가기에는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한신전철을 타면 우메다로 갈 수 있지만, 칸사이패스가 아니기 때문에 추가비용이 들게 되고, 지하철만으로는 먼 길 돌아가야했기 때문.

그래도 요렇게 찍은 사진은 마음에 든다.


일단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가기 위해서 오사카비즈니스파크역으로 가는 중. 여긴 뭐 새로 조성한 부도심 같은 느낌이다. 완전한 업무지구의 느낌이 강하고,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시간이 조금 애매해져서, 빨랑 쿠시카츠나 먹고 여유부릴까, 우메다스카이빌딩을 올라갈까를 지하철 탈 때까지 고민하다가 우메다로 가기로 했다. 이런 결정의 이유는, 4시인 줄 알았던 비행기가 실제로는 4시 50분이었다는 것. 그리고 쿠시카츠를 노점에서 파는 간식거리 정도로만 생각했던 얄팍한 지식, 마지막으로 비행기 놓치면 그냥 하루 더 있지 뭐, 라는 안일한 생각. 이렇게 세 가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