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

13.01.13 :: 일본 칸사이. 오사카(3) 마츠야마치 편에 이어.


0. 쿄토로 출발


되게 별 생각없이, 우메다에서 한큐 전철을 타면 쿄토로 금방 갈 수 있다는 것만 생각하고 우메다 갔다가 냅다 당했다.

한큐우메다역까지는 정말 잘 찾아갔는데, 행선지 목록에서 쿄토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쿄토는 발견할 수 없었고, 심지어는 좀 알려진 지명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한큐전철은 코베역도 안 가니까)


결국 대합실에서 가방 열어서 여행책자를 꺼내는 꼴 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고나서야 ㅠㅠ 쿄토로 가려면 '카와라마치'행 전철을 타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에도 성격 급하니까 무조건 특급. 한큐전철의 특급은 좌석지정이 아니기 때문에, 더 비싼 요금을 내는 일은 없다. 당연히 칸사이스루패스를 그냥 쓸 수 있다.


이번에도 전철에서 동영상 촬영은 쭉~ 했다. ... 다음부터는 세로로 찍지 말아야지.


도착한 곳은 한큐 카라스마역. 아마 이 방향으로 쭉 보이는 곳에 카와라마치역이 있을거다. 아무튼 쿄토역 인근과 비슷한 번화가로 보인다. 쿄토는 오사카에 비해서는 오피스 기능이 강하지 않지만, 쿄토역과 카라스마-카와라마치역 일대가 그나마 오피스 기능이 많은 듯 하다.


당초 쿄토역으로 가는 줄 알고 동선을 계획했지만, 이 쪽으로 오면서 동선도 다시 짜야했다. 암튼 그래서 제일 먼저 보기로 한 건 니조성, 그 다음 금각사. 쿄토에서 이동할 때는 무조건 버스. 칸사이스루패스가 있으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은 버스를 타는 방법이 한국과 달라서 겁 먹었었지만, 패스가 있으면 한국에서처럼 편하게 탈 수 있다. 200번대 버스는 관광지 위주로 다니는 버스라 타면 편하다. 201번부터 203번까지 있던가.


아. 속도로 치면 일본버스는 상당히 느린데, 정차를 오래하는 게 이유 중 하나일 듯 하다. 이 버스들은 문 열리기 전까지 계산할 수가 없다. 심지어 패스를 넣다 빼기만 하는 것조차도, 문이 열려야만 가능하다. 카드는 그렇다 치지만 현금으로 계산하게 된다면 시간이 꽤 걸릴 수 밖에 없겠더라.




1. 니조성(니조조)

* 참고 : http://kr.japan-guide.com/travel/kansai/kyoto/nijo-castle

니조조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지은 쿄토거주지이다. 니조조에 입장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 니노마루이다. 일본의 성은 문과 해자가 이중으로 배치된 구조를 갖는데, 가장 안쪽은 혼마루로 불린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쿄토에 왔을 때 거주한 곳은 혼마루가 아닌 니노마루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볼거리도 니노마루에 집중되어 있다.


일본 문화재는 전체적으로 장식이든 건축양식이든, 화려하게 보이려고 애를 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니노마루에서도 저 금박들. 한국에서는 건물에 금칠은 하지 않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니노마루는 위로 높은 건물은 아니고, 앞에서 보기엔 건물이 클 거라고 생각을 못하게 되니까 가볍게 입장했다. 그런데 끝이 안 나.. 뒤로 한참 길어. 여러 건물이 붙어있는 구조라 복잡하다.


실내는 촬영금지라고, 곳곳에 써붙여놔서 촬영은 하지 않았다. 크고 작은 방들이 이어져 있었으며, 방들의 용도는 쇼군의 손님들을 맞이하는 그런 공간으로 보여졌다. 방 안은 다다미, 밖은 마루로 되어 있는데, 마루는 일부러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잘 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이 삐그덕거리는 소리는 일종의 보안장치라고 하며, 원래는 소리가 이쁘다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밟아대서 이쁜 줄은 모르겠다. 

또 하나의 특징은 금박을 입힌 벽에 그렇~게 그림이 많다는 것. 그림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각종 그림으로 권력을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가 그대로 느껴진다.


니노마루 궁전의 바로 옆에는 니노마루 정원이 있다. 대개 일본의 정원을 인공미가 가득한 것으로 표현하는데, 니노마루 정원은 그러한 정원의 이미지에는 딱 맞다. 창덕궁 비원이 순전히 자연적인 것을 그대로 보전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과 완벽하게 대조된다.


이건 니조조의 텐슈카쿠(천수각). 내성의 성곽에 있으며, 건물은 소실되고 터만 있다. 쿄토 시가지 규모에 비해서 니조조의 크기가 그렇게 커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성의 내부에서 쿄토 시가지가 잘 안 보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


(가운데 사진) 안으로 보이는 것은 혼마루. 내부 관람은 불가능하고, 니노마루에 비해서 모든 면에서 작다.




2. 금각사 (킨카쿠지)


니조조에서 킨카쿠지까지는 또 버스로 이동했다. 지도 상으로는 금방 갈 것 같았지만, 30분 이상을 가야 킨카쿠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킨카쿠지마치 정류장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된다. 여기가 유명관광지가 맞긴 맞는게, 외국인도 많고 한국인도 정말 많더라. ㅋㅋ


가는 길에 '키타노텐만구'라는 신궁이 있던데, 성년의 날(1월 14일) 직전이라 엄청 사람이 많이 내리는 걸 볼 수 있었다. 여기에는 학문의 신이 안치되어 있다는데, 일단 거기 가서 합격이라도 빌고 올 걸 그랬다. 키모노 입은 사람을 잔뜩 볼 수 있던 건 덤이었을텐데. 담에 이 시즌 맞춰서 갈까.. 합격을 빌 필요 없이 사진 찍으러.


여긴 티켓을 뭐 이런 걸 주네. 근데 이거 단순한 티켓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어쨌거나 이거 그대로 집에 보관 중이다.


저 건물은 정말 보고 생각해봐도,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건물이다. 저렇게 금박을 온 건물에 발라놓다니. 소박한 한국문화에는 일단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서양 유적에서처럼 화려함을 주체할 수 없는 느낌도 아니고, 그저 "저렇게 금을 쳐바르다니, 신기하군."의 느낌이었달까.


저렇게 화려하게 지은 이유에 대해서, "요시미츠 시대에 문화적으로 화려하게 발전하고 부유했던 쿄토의 키타야마 문화를 되풀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니까, 일단 접어두어야겠다.

* 참고 : http://kr.japan-guide.com/travel/kansai/kyoto/kinkakuji


킨카쿠지를 보고 나니 미친 듯이 배가 고팠는데, 때마침 매점이 있어서 당고 하나 먹고 다시 버스 탑승 ㄱㄱ

당고는 나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뭔가 싶었는데, 그냥 그림 보고 먹을만하겠다 싶어서 섭취.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aka 관심이 없었으면) 사진 따위 남기지 않고 처리해버림. 심지어 이름도 까먹음 ㅋㅋㅋㅋㅋ



이 다음에 긴카쿠지(은각사)로 이동했는데, 이동 시간이 길기도 했으니까 일단 여기서 분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