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


음력 5월 5일은 단오.

우리나라의 4대 명절 중 하나라고도 했다지만, 지금은 설날, 추석 외에는 모르는 게 현실.

(심지어 4대 명절에 한식이 들어간다는 것도 지금 알았다.)


그런 단오를 쇠는 곳도 몇 없지만, 강릉에서는 여전히 단오가 큰 명절이다.

강릉에 거주하게 되어 단오제도 쉽게 방문해볼 수 있게 됐다.




강릉 단오제 홈페이지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에서 공식적으로 배포한 일정표와 행사배치도.


사실 이 자료들을 보고서 정말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단오에는 뭘 하지? 라는 생각 뿐.


일정표에서 눈에 띄는 건 굿... 굿... 

설마 탈춤이 단오의 메인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행사배치도에서는 왜 이렇게 장터가 많은가...



그리고 행사장의 첫 인상은 ... 이건 웬 시장인가...라는 생각 뿐.


5월 28일은 단오제의 첫 주말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마치 장날처럼 즐기고 있었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기보단 그냥 장날에 이것저것 즐기는 듯한 그런 모양새.





탈춤제가 메인인 줄 알았지...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봉산탈춤만 관람할 수 있었다.

봉산탈춤만 보더라도 임팩트가 강하긴 하다. 특히 저 사자가 일어서는 장면은.




이 다리는 단오제에만 세워지는 가교.

남대천 남북의 행사장을 잇는 역할을 하는데, 가교 자체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날씨가 좋아서 남대천 주변의 천막들도 분위기 있어보이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래. 단오에는 그네를 탄댔지.

예쁜 여자가 타면 그림이 예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보았다.



수리취떡은 잘 몰랐는데, 하나씩 정도는 공짜로 나눠준다. 

신주라는 막걸리 비슷한 술도.




아. 그렇지. 단오에는 창포물로 머리 감는댔지.

1천원을 내면 감겨준다. 


창포라는 게 무슨 풀 같이 생긴 거던데, 그걸 삶은 물로 머리를 감는다.


감아본 결과, 머리가 부드러워지고 찰랑찰랑해진다. 효과는 분명히 좋다.

다만 행사장 먼지를 먹고 나면 다시 뻣뻣......






먹거리장터에서 신나게 먹고 나서, 

불꽃놀이 보기 전에 맥주나 마시러 나갈까 하면서 가다가 만난 길놀이.


* 길놀이는 28일(토)에만 열렸었다.


각종 모임 단위에서 길놀이를 준비해서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여기에 참여했던 게, 

여러 나라의 외국인들 (강릉에 이렇게 외국인이 많아?)

강릉에 있는 대학교 학생 (내가 본 건 강릉원주대 뿐이라서...)


그리고 각 동네 주민들.

각자 자기 동네의 특징들을 살려 길놀이 주제를 만들어냈다. (행정동 위주로, 아마 매년 비슷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사진에서 보듯 안목카페거리를 끼고 있는 송정동에서는 커피를 주제로 했다.

강릉향교를 갖고 있는 교2동에서는 유생 느낌으로 꾸몄었다.



2017 강릉 단오제의 하이라이트는 

27일 밤, 28일 밤, 그리고 6월 3일 밤에 열렸던 불꽃놀이.

그리고 그 중에서도 28일 길놀이 이후에 했던 불꽃놀이가 제일 규모가 컸다.

그래서 한 10분 정도 진행한댔나.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생각하면 좀 소박해서 그런가,

그냥 함께 한 사람들과 수다를 택하느라 불꽃놀이 사진은 안녕...


집까지 걸어가면서 위에서 내려본 단오장터 사진.

혹자는 단오제에 디스코팡팡 타러 간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