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


부처님이 보살펴주신 5월의 황금연휴에

한량라이프를 즐기는 친구들과 통영, 거제에서 느긋한 한량라이프를 즐길 목적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엔 분명 답사가 아닌 여행이 목적.


통영은 2013년 초, 일하느라 왔던 이후로 두번째 방문. 일로 더럽혀진(?) 기억을 지울 수 있는 기회였다.

거제도 2007년 여름 이후로 처음. 특히 거제는 오랜만이라 반가운 마음이 컸다.




나는 강릉에서, 친구들은 서울에서 출발하여 통영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서울에서 정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탈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남들은 강릉으로 오는데 나는 강릉을 떠나는 입장이라, 강릉에서 통영까지는 별다른 정체 없이 갈 수 있었다. 

5시간 동안...


친구들을 기다리며 시간을 때우는 동안, 일단 해저터널을 구경.



동피랑은 가보기도 했고, 혼자 가면 재미없기도 하고, 무엇보다 연휴 기간 내내 동피랑에는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했다.


해저터널에서 롯데마트가 있는 신시가 방향으로 가던 길에 우연히 서피랑공원을 발견하고 냉큼 방문.

6일에 통영에 다시 왔을 때는 서피랑도 주차가 불가능할 정도로 북적거렸지만, 3일은 비교적 한적했다.


서피랑공원에 오르면 이렇게 통영 강구안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이후에 마트에서 친구들을 만나 장을 보고 펜션에 가서 알콜과 함께 하는 한량라이프를 즐겼다.




2일차의 핵심 일정은 소매물도.

통영에 속한 섬이지만 어쩐지 거제 남부면의 저구항에서 출발하면 배 타는 시간이 더 짧다.

통영에서 저구항까지 가는 길이 1시간 정도로 멀긴 하지만.


통영에서도 그랬지만 거제에서도 정말 너무나 맑은 하늘이었다.

맑은 날씨 덕분에 생애 첫 소매물도 방문이 기대가 됐다.




소매물도 날씨 좋고, 사람도 많고.

등대섬 가는 길도 열렸지만 안 갔고...... 이건 좀 아쉬운 면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가파른 소매물도에서 그나마 구석진 곳을 찾아 에어베드를 깔고 휴식하였다.

그 와중에 나는 빼고 올리는 ... ㅋ


여하간 이렇게 2-3시간 가량을 푹 쉬면서 햇빛에 태우고 나니

정말 빨갛게 익은 친구마저 등장하였다... 


그리하여 이 집단의 모임은 1도화상이 되었다... (또르르)



숙소는 저구항 바로 옆에 있는 '북캠프지오'에서의 글램핑.

충분히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다. 캠핑이 기본적으로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그런데 저녁 준비해서 놀고 먹고 마시는데 너무 집중해서 정말 사진을 너무 한 장도 안 찍었다.




3일차는 외도에 집중.


외도 가는 배를 타러 가기 위해 도장포로 갔다.

유람선 예약은 다른 친구가 해줬는데, 어째 우연히 내가 예전에 가봤던 도장포로 예약을 해두었다.

그렇게 하여 오랜만에 도장포, 그리고 바람의 언덕까지 방문.



2007년에는 저런 풍차가 없었던 것 같은데... 뭐 왜 저런 게 생겼지...

사람들이 기념 사진 찍기에는 좋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낯선 느낌이 있다.


예전엔 도장포로 내려갔다가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갔던 기억이 있는데, 어느 새인가 바람의 언덕으로 바로 가는 길도 뚫려있더라.



외도 가는 배를 타면 거제 해금강이 보너스 옵션.

해금강에는 십자바위라고 해서, 위에서 보면 十자 모양으로 바위가 갈라져 있는데, 유람선으로 그 가운데까지 들어갈 수 있다.

전에는 파도가 있어 접근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가능했다.

그래도 뭔가 기대하기는 바위 사이를 통과하는 걸 기대했지만, 그럴 틈은 아니었다.


외도는 섬 자체도 예쁘고 심어진 꽃, 나무 다 예쁘지만, 사람이 너무 많고 주어진 시간이 짧아 한량 라이프를 즐기기는 어려웠다.



서울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거제의 외도라는 걸 생각하면 커피값이 저렴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미니 보틀을 주니까 용서가 됐다.



외도를 나와서

다시 남부면사무소까지 굳이 돌아와서, 친구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완료★


하고서 여차-홍포 해안도로를 찾아갔다.


2007년에 거제 올 때 이미 알고 있었지만 가보지는 않았던, 풍경은 멋지지만 비포장도로라 감히 엄두가 안 났던 그런 곳이었다.


2017년에도 비포장 구간이 상당히 많았다.

평범한 준중형 세단인 내 차의 바닥에는 스크래치가 한가득...



여차홍포해안도로에서 보이는 여차몽돌해변.

몽돌해변을 가보고 싶지만 학동은 너무 복잡하다 싶으면 여차 추천.


여차해변에서 도장포 입구를 지나 학동몽돌해변을 지나 학동 인근의 다음 숙소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 멀고 험했다.

실제 거리는 10여 km 정도에 불과했겠지만, 그 오후/저녁 시간에 도장포를 가려는 차들은 왜 이리 많았으며,

또 왜 이 차들은 학동에 그렇게 많았는가..라는 생각을 한참이나 하게 만들었다.

(반대로 학동에서 도장포 가는 방향은 ...... 어휴 ... 그냥 주차하고 걸어가게 했다면 좋았겠다 싶을 정도.)


학동 인근의 숙소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통영에 루지를 다시 도전하러 가는 듯 하다가, 꿀빵만 구매하고는 (그 꿀빵 사러 가다가 동피랑 인근 지나는데 또 주차장...)

서울로 복귀했다.



이번 5월 연휴에 통영에 대한 이미지는 ... 교통 지옥. 트래픽 잼. 도로가 그냥 주차장.

통영이 케이블카, 루지, 그리고 동피랑과 강구항 일대 등 유명한 것들이 정말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을 받아들일 어떠한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음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사람이 너무 많고, 주차는 불가능했으며, 연휴를 그냥 길거리에 버리는 경험을 하게끔 만들었다는 점에서 정말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