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


2박 3일에 걸친 '최선을 다하는 지리 선생님 (최지선)' 답사의 마지막 이야기.


폭염 속에서 대구읍성, 근대路 투어까지 이루어내고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건들바위를 끝으로 일단 숙소로 돌아와서 쉬었다.

정확히 말하면, 쉬어야만 했다. 

너무 더웠고, 모두들 땀에 쩔어있었다.



하지만 아직 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대구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싶어한 모 선생님의 주장으로 두류공원에 83타워를 올라가려고 했으나, 

이전 이동 중 택시기사님의 추천으로 83타워에서 앞산으로 타겟을 변경.

여기에 나를 포함한 동조자 2명을 더 확보하여, 전체 인원 중 단 세 명만 앞산을 올라가기로 결정함.


다행히 앞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

하지만 막상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보면, "뭐?!!"를 외치게 만든 표지판이 있다.


케이블카 종점에서 바로 대구의 풍경이 내려다보이지 않는다.



대구는 희한하게 도심이 어디인지를 한 번에 알아볼 수가 없는 대도시였다.

아파트나 오피스 건물이나 높이가 비슷한 것도 원인일 것 같고,

그 오피스 건물이라도 모양이나 조명이 그저 평범해보인 것도 원인일 것 같았다.


어쩌면 그냥 내가 대구를 너무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나마 앞산 전망대 사진 중에 포인트가 될 만한 것은 의외로 83타워 뿐인 것도 아이러니.



그나마 대구 도심일 것으로 보여서 찍은 방향.


삼각대를 차에 두고 있으면서도 안 가지고 올라간 걸 후회했다.

요즘 DSLR 성능이 많이 좋아져서 ISO르 올려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지만, 그래도 야경에 이런 심각한 노이즈라니.



앞산에서 내려와서 저녁을 먹으러 찾아간 곳은 안지랑 곱창골목.


또 골목이다.

곱창을 먹으면서도 대구는 왜 다 이렇게 집단을 이루고 있는건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만,

대구 사람도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아무튼 저렴함을 무기로 수많은 젊은이들의 술자리를 책임지는 것 같은 안지랑이었다.

곱창골목의 아랫쪽 (안지랑 역 쪽) 에는 곱창 이외에도 2차로 먹을만한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술집들이 즐비했다.


숙소에 복귀하여 또 한참을 이야기하며 새벽 3시까지 술 마시다가 수면...

뭔 얘기했더라...



마지막 날 아침, 

대구에서 일찍 귀가해야 하는 사람들은 먼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사람들은 아침을 먹으며 강정고령보를 보고 갈까, 그냥 갈까를 고민...


고민의 결과는 사진에서처럼...



강정고령보에 가면 이렇게 할 것 같다고 예상했던 그림이...

전망대에서 멀찍이 보를 바라보면서 4대강과 2MB를 열심히 씹어대고 올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보에 가까이 가서 4대강과 2MB를 씹어대고 있었다.

사진에서도 보이는 저 더러운 물...


그 더위에 또 이렇게 익어간다는 걸 느끼고 난 후

커피를 마시며 더위를 식혀보고자 변기 같은 조형물 The Arc로 갔다.



디 아크 (The Arc) 가보니, 이 곳에서 금호강이 낙동강에 합류하는 지점을 관찰할 수 있...지만, 하중도에 가려져 있다.

드론 날릴 수 있으면 딱 합류지점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여건 상 드론을 날릴 수 없어 아쉬웠다.



시원해서 마음에 들었던 디 아크.


이 곳을 마지막으로 각자 집으로 향했다. 

8월 첫 주, 방학 중에 가장 나들이객이 많은 연휴 주간이라 엄청난 차량과 함께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