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

오늘은 제주 여행 최대의 프로젝트 ... ㄷㄷㄷ 한라봉(x) 한라산에 올라가기로 했다.

이 날 올라간 루트는 ... 성판악 → 백록담 → 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관음사가 완전 험한 코스라서, 올라가기는 조금 더 편한 성판악 쪽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 즉, 사람 많은데로 따라 다녔다는 얘기인 셈.


성판악 휴게소에서 출발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키 큰 나무들이 등산로 주위를 압도한다. 


조금 더 오르자 키 작은 나무들이 주위에 널려있고, 멀리 운해도 보인다. 저 구름 밑에서는 완전 꾸물꾸물하고 흐린 날씨였겠으나, 위에서 보기에는 맑고 좋다.
단, 바람은 엄청 심해서 ... 나무에 쌓여있던 눈들이 머리로 자꾸 날려온다. 덕분에 비니를 따로 쓰지 않았던 나는 ... 백발이 되었다. -ㅁ-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 백록담 동쪽벽에 접근하는 순간. 완전 급경사가 이어지는 구간이고, 그 수~~~~~ 많은 등산객들이 각자 기념사진 찍느라 정신 없는 곳이다. 그런고로, 등산하는 데는 정말 ... 안 좋다... -ㅁ- 무질서하게 서 있는 등산객들 사이를 비집고 다녀야 -ㅁ- 백록담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물론 백록담에도 발 디딜 틈도 (별로) 없이 등산객들이 가득차 있고, 백록담 사진 포인트는 ... 경쟁도 치열하다. -ㅁ-


동쪽 벽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사면. 산행에 일가견이 있는, 동행인에 의하면, 저 벽에서 히말라야 등반 대비 동계훈련을 진행한다고 한다. 사면이 히말라야의 그것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눈도 거의 뭐 겨울 내내 쌓여있으니 훈련에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한다. ... 단, 아무나 이용할 수 없고, 전문 산악인들만 '죽어도 국립공원 책임은 없다'는 각서를 쓰고 훈련한단다.


백록담 동쪽 벽. 현무암 벽이 서 있다. 위에서는 비교적 평탄하게 다닐 수 있는데, 이건 나무로 만든 테라스 덕분. 더불어, 그 엄청난 인파도 볼 수 있다. ...

우여곡절 끝에 찍어낸 백록담. 얼어있는 건 뭐 그렇다 치고, 바람이 너무x100 심해서,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버티고 서 있자니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숨 참고 얼굴에 바람 싸대기를 맞으며, 찍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