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의 근교 지역 투어를 대략 마무리하고 아쉽지만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였다.

남부 지역은 레이캬비크로 연결되는 교통편이 계절에 관계 없이 연결되기도 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빙하 투어도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


사진에서 보이는 빙하가 Eyjafjallajökull이라고 2010년에 분화했던 그 화산을 품고 있는 빙하이다.



[ 5일차 ]


방은 정말 그렇게나 나빴던 호텔이지만, 아침은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다시 아침의 스코가포스를 찾아가보고 이번엔 전망대도 올라가 구경을 하다가 울타리를 넘어서...


스코가포스 뒤로 이어진 하이킹 길을 따라가보았다. 나중에 알게 된 이름은 Fimmvorduhals ...이지만 아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스코가포스 하이킹 코스라고 검색해도 찾을 수 있다.

원래 이 길은 Eyjafjallajökull과 Myrdalsjökull 두 빙하 사이를 가로질러 하이랜드 거점인 Thorsmork까지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이지만,

대개 스코가포스에서 출발한 사람은 적당히 가다가 중간에 돌아온다.


사진에서도 뒤로 보이는 것은 역시 Eyjafjallajökull 빙하.



스코가포스에서 시간을 다소 많이 소비한 채로 디르홀레이 Dyrholaey 로 이동.

구글맵조차도 디르홀레이에 대해서 정확히 표시해주지 않은 채로 목적지에 이르면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갈림길에서 오른쪽의 아주 험한 자갈길로 들어가면 코끼리바위를 만날 수 있다.

문제는 ... 정말 아주 험하고, 사실 4륜구동 차량만 진입하라는 표지판도 있다. 그리고 바람이 매우 심해서 자동차 문짝이 확 열려서 고장냈다는 경험담이 속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가면 구글맵에서는 Kirkjufjara Beach라고 된 곳으로 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디르홀레이의 일부분인데, 이곳에서는 검은모래해변으로 알려진 레이니스퍄라 Reynisfjara를 멀리서 관찰할 수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세 개의 돌 기둥은 Reynisdrangar라고 불리는 것들. 



레이니스퍄라 Reynisfjara 라고 하면 검은모래해변을 의미한다.

검은 모래라고 하면 주변의 현무암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모래로 만들어진 해변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고, 실제로 모래 크기가 큰 걸로 보아 이 주상절리들에서 떨어져 나갔을 것 같다.


이름이야 어찌됐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주상절리와 Reynisdrangar를 배경으로 사진 찍고 간다.


이 사진에도 한국인 아주머니들이 있는데, 남들은 보기 힘들다는 한국인을 거의 하루에 한 번 씩 만났다.

6월인데 어떻게 이렇게 한국인이 많았을까?



비크 Vik 버스터미널에서 요쿨살롱까지 간다는 러시아인 (커플) 히치하이커를 태워서 이동하게 됐다.

하지만 내가 영어를 못하고... 그 쪽도 영어가 짧고... 

그런데 난 스카프타펠까지 중간중간 막 들렀다 갈 건데... 얘네 이동에 내가 방해되는 거 아닌가 싶었고... 그래도 다행히 잘 받아들여줘서 다행.


지금 이것의 이름은 Laufskálavarða 라는데 도저히 읽을 방법이 없다.

안내표지판도 있는데 원래 여기가 농장이 있었다는 첫 문장 이후로는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 길을 통과하는 여행자들이 안녕을 기원하는 목적으로 돌을 쌓았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이 지점을 기준으로 좌우에 용암대지가 넓게 펼쳐져 있고, 그 위에 1천 년 전부터 자라고 있다는 그 이끼를 볼 수도 있다.

<꽃보다 청춘>에 나왔던 그 이끼인데, 일부 구간에서는 이끼 훼손을 막고자 울타리도 쳐놨다.



이것도 읽는 방법이 참으로 난해한데... 피아쓰라우르글류푸르 Fjaðrárgljúfur 라는 긴 이름의 협곡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이 협곡의 사진이 자주 등장하며 아주 신비한 협곡으로 소개가 되어 찾아가보았다.


이게 다 용암은 아니고, 큰 홍수 때 물과 함께 퇴적된 부분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 흐르는 하천에 의해 점차 깎여나가 지금의 협곡이 되었다고. 

하천의 전 구간에 협곡이 만들어진 게 아니고, 협곡의 처음과 끝부분이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서 충분히 갔다올 수 있다.

당연히 협곡의 끝에는 폭포가 있다.


중간중간에 협곡 중간으로 뻗은 절벽 길이 있어서 그 위에서 사진 찍을 수도 있다.

다리가 좀 많이 후들거리긴 한다. 사진 찍다가 구도 하나 바꾸려고 발 한 번 잘못 딛으면 그대로 세상과 안녕할 것 같은 그런 곳.



이 곳을 끝으로 스카프타펠 부근에 있는 호텔까지 바로 이동하였는데,

원래 여기까지 태워달라던 커플 히치하이커는 요쿨살롱까지 가줄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대신에 동선과 시간을 이유로 스카프타펠 캠핑장까지만 태워주기로 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빙하투어 출발하다가 그 커플을 마주쳤다. 요쿨살롱 가는 히치를 구하고 있었다.



[ 6일차 ]


6일차 일정은 간단했다. 예약했던 빙하 투어하고, 요쿨살롱 구경하고, 에일스타디르 Egilstadir에 있는 호텔까지 이동하면 끝.

그리고 이 사진의 저 순간까지도 하루는 참 간단하게 지나갈 줄 알았다.

하지만 저 순간, 다리가 떠내려가서 보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모든 게 꼬였다.


지구온난화 덕분에 빙하가 빨리 녹아 물이 불어나서 다리가 떠내려갔다는 것.

당장 건너갈 다리를 보수하는 동안 기다려야 했고,

빙하 위에서 예정 시간보다도 더 뺑뺑이 돌고 빙하 구경하다가 내려오니 시간이 상당히 늦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저 시원한 융빙수하천에 발을 담궈본 것은 보너스.



업체가 제공한 장비를 착용하고 가이드가 인도하는 길을 따라가면 되는 아주 간단한 투어.

내가 빙하 위를 다 걸어볼 수 있구나, 하는 아주 신기한 경험.

그리고 나는 영어를 다 잘 알아듣지 못하지만, 투어 출발하는 버스에서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서 덜 헤매고 움직일 수 있었다.


매끈한 빙하를 예상하겠지만, 화산 폭발이 중간중간 일어난 덕분에 화산쇄설물로 덮여있어서 그다지 매끈하지 않고 오히려 지저분하다.

어떤 구간에서는 화산재가 많아 아이젠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중간중간 크레바스, 얼음동굴도 구경할 수 있다. 

원래 코스인지, 다리 보수공사 때문에 시간이 남아돌아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충분히 구경할 여유가 있었다.



스카프타펠에서 빙하투어는 두 업체에서 진행한다. 

Glacier Guides에서는 Falljökull을 찾아가고, Mountain Guides에서는 스비나펠스요쿨 Svínafellsjökull이라는 인터스텔라 촬영지로 유명해진 그 곳을 방문한다. 

따라서 당연히 스비나펠스요쿨 쪽이 인기가 더 있는 편이다.



아이슬란드 남부 투어의 거의 끝부분에 해당하는 요쿨살롱 Jökulsárlón.

빙하의 끝부분에 만들어진 호수에 떠다니는 빙산이 특징적인 곳인데,

막상 가보니 빙산이 별로 없었다... 보트투어하는 선착장 주변에 몇 개 떠다니는 게 전부였을 수준.


빙하투어가 너무 지체되어 어차피 보트투어 비용은 날렸는데, 이 이후에도 요쿨살롱에서 보트 타는 것은 추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마다 다른 것은 물론이고 같은 여름 안에서도 상황은 다르다고 하니, 최신 정보로의 업데이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요쿨살롱을 잠깐 구경하고, 구글맵 기준 3시간 반 거리에 있는 에일스타디르 Egilsstadir로 이동해야 했다.

중간에 주유도 해야 했고, 시간이 이미 많이 늦어서 과연 호텔에서 밥을 사먹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


그런데 Höfn을 지나고 Djúpivogur 도시를 지나고 나니 심해지는 안개... 보이지 않는 전방... 그리고 나타나는 자갈길...

1번 링로드에서 지름길인 939번 도로를 타고 언덕으로 올라오니 이런 안개를 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마음은 급했지만 그래도 사진은 한 장.

그리고 나는 어지간하면 정확하게 알려주는 구글맵이 3시간 반이라는 그 거리를 3시간에 주파했다. 미쳤군.



[ 7일차 ]


에일스타디르 Egilsstadir에서는 흔히들 세이디스피오르드 Seyðisfjörður 로 넘어가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분위기를 느껴본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이 쪽을 전혀 생각한 적이 없었던데다 미바튼 호수 근처에서 경비행기 투어를 예약한 게 있어 아침부터 서둘러 이동했다.


미바튼 호수 근처에 있는 레이캬흘리드 Reykjahlið 도시에 가면 레이캬흘리드 공항 또는 미바튼 공항이 있고, 여기에서 출발하는 경비행기 투어가 있다.

이 경비행기 투어는 특이하게 원래 정해준 스케줄은 없이 고객의 일정에 완벽하게 맞춰서 운행한다. 그래서 예약도 메일이나 전화로 한다.

다만 2인 이상 탑승해야 하는데, 혼자 여행했기 때문에 다른 예약 고객을 찾을 때까지 스케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메일을 많이 주고 받았던 편.

하지만 결국 혼자 2명 치 요금을 내고 혼자 독점 탑승했다. 

2016년 6월 당시 Tour 5 (Super Tour)의 1인당 탑승 요금은 390유로. (2017년 고시된 요금은 무려 65,000isk ... 약 1.5배의 요금 상승...)



일단 비행기가 뜨면 미바튼 호수의 전경부터 볼 수 있다.


중간중간 분화구 같은 게 많이 있는데, 화산폭발로 인한 분화구가 아니라 수증기만 폭발하여 만들어진 가짜 분화구pseudo crater이다. 

또한 미바튼 호수는 호수가 커서 유명한 것도 있지만, 벌레로 아주 유명하다. 

오죽하면 양봉하는 사람들이나 쓸 것 같은 그물망 마스크 같은 것을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볼 수 있는 벌레는 모기는 아니고 그저 날파리들 뿐.


여기서 비행기는 직접 가기 어려운 분화구인 아스캬 Askja까지 다녀온다.

분화구에 가까이 근접하기도 하고, 사진 잘 찍으라고 친절하게 한 바퀴 더 돌려주기도 한다.



아스캬 Askja를 지나 비행기는 크라플라 지열지대 Krafla Geothermal Area로 돌아온다.


사실 이 일대 전체를 지칭하는 정확한 명칭을 찾을 수 없는데, 

흐베리르 Hverir 라는 이름의 지열지대와 산 하나를 마주하고 있는 사이이다. (크라플라나 흐베리르나 결국 하나의 세트)


윗 사진에 보이는 것은 미바튼네이쳐바스 Mývatn Nature Bath라는 유명한 온천이다.

아이슬란드 남부에서는 블루라군이라면 북부에서는 미바튼네이쳐바스일 정도인데, 접근하기가 어려워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고 조금 저렴하다.

블루라군은 하얀 실리카silica를 특징으로 하지만 미바튼네이쳐바스에서는 그런 실리카를 묻혀가면서 할 수 없다는 점도 차이점.

게다가 미바튼네이쳐바스는 숙박시설을 함께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


미바튼네이쳐바스는 대략 두 개의 큰 풀로 되어 있는데, 깊지 않아서 적당히 물놀이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온천이라기엔 물 온도가 좀 ... 온천을 즐기지 않는 나에게도 미지근하다. 

물이 공급되는 쪽으로 가야 그나마 목욕을 좀 즐길만한 수준의 온도이다.


숙소 얘기가 나온 김에, 미바튼 호수 일대는 성수기에 숙박을 잡기가 가장 어려운 곳이다. 

각종 호텔 예약사이트를 통해 봐도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민박) 등이 모두 비슷한 가격으로 고가였고 (20만원대 이상)

그마저도 그 수가 매우 적어서 예약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예약 과정에서 뭔가 실수가 있어서, 결국 잡게된 이 날 숙소는 미바튼 호수에서 1시간 거리에 떨어진 아퀴레이리 백패커스였다.



슈퍼투어라는 이름을 붙여준 만큼, 근처의 유명 관광지는 모두 간다.

아스캬를 찍고 크라플라를 본 비행기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셀포스 Selfoss 그리고 데티포스 Dettifoss.


사진은 데티포스로, 유럽에서 유량이 가장 많은 폭포라는 이야기는 전해지는데 역시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역시 사진을 잘 찍으라는 배려로 셀포스와 데티포스도 두 바퀴 돌아주고

아우스비르기 Ásbyrgi를 보고 다시 미바튼 호수로 복귀하면 2시간에 걸친 비행이 끝이 난다.



2시간의 비행을 끝내고 향한 곳은 크라플라 비티 Viti 분화구.

비티는 지옥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이슬란드어라고 한다. (일본도 그렇더니 여기도 지옥인가..)

사실 이 날 비티 분화구를 두 개를 본 건데, 다른 하나는 아스캬의 칼데라 한 켠에 있다.


사진으로 볼 때 뒤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것은 크라플라 지열발전소.

이 일대가 다 그렇지만, 특히 지열발전소를 지나 비티 분화구까지 이르는 길은 계란 냄새 같다는 그 유황 냄새가 유독 심하기도 하다.



나마피알 흐베리르 Námafjall Hverir 또는 그냥 간단히 흐베리르 Hverir 라고도 한다.

1번 링로드 바로 옆에서 정말 강력한 유황 냄새를 풍기면서 "구경 한 번 하고 가" 라고 부른다.


지표면 바로 아래에서 엄청난 온도를 내뿜고 있다보니, 심지어 땅이 그을리고 녹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심지어 회색의 젤리 같은 것이 막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일본에서 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은 온천지대나 아까 봤던 비티 분화구보다 여기가 더 지옥 같은 느낌이 있다.


여기에서 총 세 팀의 한국인 관광객을 보았다. 한국인 많던데... (+)그리고 오전에 이동하다가 한 명 더 봤었고.



그리오타야 Grjótagjá 라는 어려운 이름의 동굴.


길쭉하게 불쑥 솟은 땅 아래에 따끈한 온천수가 흐르는 동굴이 있는 곳이다.

원래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목욕도 했으나 1970년대 크라플라 화산이 분화하고 난 이후에는 너무 뜨거워져서 목욕 금지.

그런데 가끔 여기에 몸을 담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서 손을 넣어보니 ... 괜찮은데? 충분히 따끈했다.


길쭉하게 솟은 건 용암이 흘러간 흔적이거나 혹은 판이 갈라지는 열하에 만들어진 균열이나 단층 정도로 추정할 수 있을 듯.



미바튼 호수 인근에는 화산 또는 용암과 관련된 관광 스팟이 넘쳐난다.


새까만 분화구인 흐베르피알 Hverfjall 도 그 중 하나. 

일반적인 화산의 형태와는 조금 다르고, 화산쇄설물이 쌓여서 만들어진 분화구라는 특징이 있다.

또한 바깥쪽이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올라오는 길도 약간 사선으로 올라가게끔 되어 있다.



Hverfjall 옆에 있는 Dimmuborgir.

미바튼 호수 일대에 화산 관련 관광지 중에 거의 유일하게 식당과 화장실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Dimmuborgir는 기복이 큰 용암대지 정도로 보면 되는데, 

덜 굳은 용암대지 위로 화산이 분화하며 용암이 또 쌓여 굳은 후 나중에 무너지는 ......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복잡한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미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토양층이 아주 빈약해서  전체적으로 나무를 보기가 쉽지 않고 이 지역은 지열이 높아 나무가 자라기 쉽지 않지만 

미바튼 호수와 근접해서 그런지 나무도 꽤 자주 볼 수 있다.

할 수 있다면 한 번 파보고 싶겠지만, 그렇다고 충분히 구분될 두께는 아닐 것으로 보였다.


Dimmuborgir 내부는 곳곳에 용암 언덕이 크게 있고, 산책로는 그 사이사이를 지나게끔 되어 있다.

표지판과 지도를 잘 보고 가야 출구로 돌아올 수 있으며, 산책로는 짧게는 30분 정도에서 길게는 2-3시간짜리 코스도 준비되어 있다.

보다보면 그게 그거 같아서 지겨워지기 때문에 1시간 이내의 루트를 선택하는 편을 추천한다.



[ 8일차 ]


숙소는 아퀴레이리 백패커스였고 여기서 2박을 했다. (레이캬비크 이후 유일한 연박)

복작복작한 분위기에 유럽 호스텔답게 리셉션 쪽에 펍도 갖추고 있어서 편안한 휴식이 가능했다.


8일차 아침은 조금 바쁘게. 늦게 일어난 건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뭉그적거린 셈이 되서, 예약시간에 맞추어 급하게 후사비크 Húsavik 로 향했다. 

그런데 급하게 가다가 딱지도 뗐다는 게 함정이라 그렇지...

경찰차가 날 잡겠다고 쫓아오는 경험은 지금까지도 인생에 유일한 경험이다. 

그렇게 받은 벌금이 50,000isk ... 그런데 즉시 납부하면 25%를 할인해줘서(?!) 37,500isk를 지불했다. 그것도 경찰차에서 카드로 긁어서. 뭐지 이거.


딱지 떼느라 늦었지만 친절한 고래투어 업체에서는 다음 시간표로 변경해주었다. 다행히.


고래투어는 두 시간 정도에 걸쳐서 진행하며, 배에 탑승하면 선원 느낌이 물씬나는 점프수트를 착용하면 고래투어 준비 끝.

안개가 심한데도 불구하고, 배 부근까지 다가와 열심히 활동해 준 고래 알바님들에게 감사를...

실패도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고래는 꽤 많이 봤다.

고요하게 있다가 퓨우우우~~하면 머리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신기한 경험.



후사비크에서 어쩐지 다시 동쪽으로 쭉 이동하여 아우스비르기에 왔다.


아우스비르기 Ásbyrgi 는 말발굽 모양으로 깎여나간 지형이 특징적인 곳.

용암이 흘러 비스듬한 듯 평평한 듯 만들어진 지형을 빙기(glacial age)에 바트나요쿨 빙하가 침식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말발굽 모양의 지형을 비행기가 아닌 사람의 눈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아우스비르기 입구에 있는 방문객센터로부터 3시간 정도를 하이킹해야 한다.

아쉬운 사람들은 말발굽의 끝부분까지 편안히 차로 가볼 수 있다.



아우스비르기에서 데티포스까지 864번 도로를 타고 이동하였다. 


링로드에서 데티포스 가는 길은 862번, 864번 도로의 두 가지가 있고, 862번 도로가 포장도로라 편안하게 갈 수 있다.

(862번 포장 구간은 링로드에서 데티포스 구간까지만)

하지만 아우스비르기에서 데티포스까지 갈 때는 862번 도로는 비포장도로인데다 공사 관계로 폐쇄, 864번은 자갈길이지만 그냥 이걸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 구간의 864번 도로는 그다지 도로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다. 제한속도(80)까지 쭉쭉 밟아도 괜찮을 정도.


데티포스 주차장에서 내려 조금 험한 길을 걸어가면 엄청난 물소리와 함께 데티포스를 만나볼 수 있다.

전날 비행기에서 봤을 때와 달리 바로 앞에서 거칠게 떨어지는 폭포를 보다보면, 잘못 발 딛으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확 오기도 한다.



또 다시 조금 거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셀포스 Selfoss 도 만날 수 있다.

거친 걸이라고 한 이유는 6월은 아직 빙하가 녹다 만데다, 그나마 드러난 토양은 진흙탕이기 때문. 바위만 잘 밟고 다녀야 한다.


아무튼 셀포스 역시 아우스비르기처럼 말발굽 모양으로 생긴 폭포이다. 

사진에서처럼 말발굽 모양의 강 이곳저곳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는 멋진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정말 나쁜 상태의 864도로를 헤치고 링로드에 진입한 후 미바튼네이쳐바스에서 식사하고 온천.

미바튼네이쳐바스의 소감은 이미 앞에서 썼으므로.



미바튼네이쳐바스에서 여유롭게 온천을 즐기고 아퀴레이리로 이동하다 발견한 폭포.


고다포스 Goðafoss 라는 이름은 '신들의 폭포'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유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기자기 예쁜 폭포. 

시간이 늦었고 여기서 아퀴레이리도 멀기에 그리 오랜 시간을 두지 않고 이동했다.



이 날이 또 금요일이었는데, 

레이캬비크까지 가지 못한 사람들이 아퀴레이리 시내 중심지에 (그리고 호스텔 펍에...) 모여서 놀고 있었다.

호스텔 펍인데도 일행끼리 오순도순 모여 노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날에 비하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모여 더 늦게까지(1시) 바글바글하게 놀고 있었다.